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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자시점 예비신랑의 아주 평범한 결혼준비 A to Z :: ep. 2 순서

윻니 2023. 1. 4. 08:21

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.

언젠가 재직중인 회사에 재수와 고시공부를 오래 했던 신입사원이 들어온 적이 있다. 그분은 모든 일을 빨리 배우고 싶어했다. 지금에서야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만, 그때는 기본적인 이론과 업무 프로세스도 모르면서 그 너머의 것을 알려고 하는 태도가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다. 걷기도 전에 뛰려고하면 순서가 어긋나고 다리에 무리가 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.

결혼준비도 이처럼 순서를 지켜야한다고 생각했다.

모두가 그렇듯, 프러포즈 - 상견례 - 예식장 - *스드메 - 한복 - 신혼집 - 예물, 예단 - 예식 및 신혼여행의 6개월의 준비 과정이 필수라고 생각했다. (*스튜디오&드레스&메이크업의 줄임말)

그러나 이것은 코로나 특수 상황으로 1년전에 예식장을 예약해야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때의 과거의 일일 뿐이다. 이제는 상황 및 조건을 고려해서 일의 순서를 바꿔서 진행할 때라고 생각했다. 아무리 프러포즈가 결혼을 약속하는 제안이라고 하여도, 원하는 식장과 사진은 남겨야할테니까!


비로소 이때 남자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. 결혼준비를 바로 시작해야하는지 프러포즈를 먼저 해야하는지에 대한 것이다. 요즘엔 식장에 들어갈 때까지는 절대 안심하지 말라고들 하던데, 결혼이 1년도 더 남은 시점에 프러포즈를 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. 이것은 여성측에서도 동일한 고민일 것이라고 확신했고, 나는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진 순서를 지키기보다는 양측 합의 하에 프러포즈보다 예식장, 스드메 계약을 선행하기로 했다.

 

이 글을 읽는 남자들이 있다면, 본인 여자친구의 성향을 파악하고 액션을 결정하면 좋을 듯 하다. 낭만파 여성분들은 프러포즈보다 결혼준비가 선행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. 그렇다고 이성적인 판단을 우선시하는 여성분들은 결혼준비를 다짜고짜 시작한다고 좋아할 것이라는 건 아니다. 사람은 모두 다르고, 프러포즈라는 것은 남녀 무관하게 받는 순간 황홀해지는 사랑의 서약인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.

 

언제나 이 모든 과정의 종착지는 두 사람의 행복이여야만 한다.